그래서 니가 진짜로원하는게 뭔데.

몇 달 째,
이 질문 앞에서 생각이 멈춰 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나는 늘 브랜드를 통해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아마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가 만드는 결과물은 결국 세상에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작곡가는 노래로,
화가는 그림으로,
작가는 글로.


표현의 방식만 다를 뿐,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은
조금 더 큰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왜냐. 이 사회에
자꾸 이상한 메시지를 던져 놓으면 안되니까.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사랑'에 대한 메시지란
정확히 무엇일까.

돌이켜보면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말을
너무 오래 반복한 나머지,
정작 그게 무엇인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한 가지 갈증이 점점 커졌다.

'도대체 이 사랑을 어떻게 하면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런 시간을 한 번 쯤 지나가는 걸까.

아니면 나만 이렇게 헤매는 걸까.

(세상에...벌써 9년이나 되었는데?!)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나는 엄마들이 육아를 하며 잊혀져가는
'나'를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보면 아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아이만을 위한 브랜드가 아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 그 자체다.

그래서 패밀리룩을 디자인할 때도 한 아이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옷보다는
가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2022년 처음 패밀리 룩을 발표하며
'We Grow Up Together.'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아이를 위해 부모가 희생하는 가족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삶을 표현하고싶어서였다.

비록 Target Age 설정의 실패로
캠페인은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지만ㅎㅎㅎ


나는 엄마들이 육아를 하면서
너무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아이를 돌보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아이는 언젠가 독립해야 할 존재이며
잠시 우리에게 맡겨진 소중한 손님이다.

부모의 역할은
그 손님을 사랑으로 잘 키워 세상으로 보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 에서
잊고 있던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육아가 주는 가장 큰 기쁨이면서,
때로는 큰 좌절인 것이 '육아' 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너무 육아 라는 굴레에 여성의 인생이
함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예전에 브랜드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다.
프리미엄 아기옷 시장의 고객층, 가격 구조, 브랜드 포지셔닝...
물론 모두 중요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가장 오래 붙잡은 것은
그 자료들보다

컨설팅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문득 펼쳐본,
지난 8~9년 동안 써 내려온 사업일지 였다.

그 안에는 시장 분석도, 마케팅 전략도 아닌

엄마가 행복한 가정.
건강한 부부 관계.
아이 중심이 아니라
부부가 중심이 되는 가족이 주는 안정감.

그리고 브랜드를 운영하고 아이를 키우며,
내가 직접 몸으로 부딪혀 배우고 느꼈던
수많은 기록들이 담겨 있었다.


시행착오 끝에 얻은 깨달음,
흔들릴 때마다 다시 붙잡았던 가치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진 마음.

결국 내가 만들고 싶었던 브랜드는
시장 분석 표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록들 속에 이미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단순히
'디자이너 아기옷' 이라는 한 줄의 광고 문구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 안에는 나의 삶이 있고,
내 커리어가 있고,
내가 믿는 가치가 있다.

애정을 담아 만드는 브랜드인 만큼,
아무에게나 쉽게 소비되는 브랜드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브랜드였으면 좋겠다.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계속 묻는다.

나는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이걸 세상에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매일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사진은 오랜만에 꺼내본 We grow up together 캠페인 화보
화보도 유튜브도 모델도 여러 모로 공들여서 당시엔 꽤 파격적이었던 ㅎㅎ
그저 내가 좋아하는 페이스와 분위기를 가진 모델로 구성했는데 
내가 pc주의를 지향한다고 해서(아닌데요.) 구글 광고 막히고 (인종 때문인가)
이젠 신앙적인 이유로 우리 브랜드에서 할로윈 행사는 어떤 것도 안 하지만 
그때 이태원이라는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 있어서 할로윈 화보도 행사도 바로 내리고
당시엔 수고에 비해 힘들었던 한 해였다면서 철 없는 말도 했었지만
그 다음 해부터 터졌던 포트폴리오다.
덕분에 29cm.w컨셉 등등 입점이 되었고
브랜드는 또 한번의 전환을 맞이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브랜드에 대한 깊은 철학과 기준 없이 그저 일만 했던 것 같기도...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2022년 FW COLLECTION 100번 보세요, 만 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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